2010.09.05.(Sun)
오늘은 미사리, 반포에서 "제1회 LS 바이클로 페스티벌" 이 있는 날이다.
(받았던 팜플렛을 보면, 자전거의 대형매장으로 토탈서비스를 시작하는 LS 바이클로 매장 오픈 기념과 홍보겸의 대회였던거 같다. 자전거 유통에 단순히 이익이 아니라 자전거 문화 발전에까지 도움이 되는 업체가 되기를...)
여름에 들어서면서 여러가지 일로 몸과 마음이 피폐해져 있어서 정신도 가다듬고 한껏 여유를 부릴겸 잠시 여행도 다녀오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계속 쉬다가 얼떨결에 8월초에 상주 대회를 다녀왔고, 그때를 기점으로 돌아온 탕자가 되고자 했었다.
상주 크리테리움 대회에서 이미 운동이 되어있지 않아서 힘이든 상태로 타느라 어택이 안될 것을 알면서도 어택도 해보고 나름 한도내에서 열심히 달렸지만, 집중도가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다른 팀의 운영에 말려 두바퀴를 남겨두고 피니쉬 어택을 감행하는 바람에 대회를 포기했었다. 나 말고 양래가 바로 그 전바퀴에 똑같이 했었는데 양래는 그래도 완주를 했다.
그때 다시 불꽃을 태우리라 다짐했지만, 한참을 놀다보니 어느새 쉬는 것에 익숙해져있었고, 집안의 눈치를 보느라 8월 말에 있는 철인대회와 대관령대회 준비를 둘다 대강 할 수 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대회는 좋은 훈련이라고 생각하는터라 2개 모두 훈련으로 생각하고 임하였지만, 머지않아 올해의 대회가 다 끝나갈꺼라고 생각되기도 하고, 욕심도 조금 생겨서 오늘 있었던 대회를 신청했었다.
상품도 푸짐했고, 나는 그것이 필요했고, 1등이 꼭 하고 싶었다.
내가 신청할때는 1인 2종목 신청이 불가능했던 관계로, 싸이클은 아니지만 꼭 1등을 해야겠기에 미니벨로를 신청했고, 단장님께 미벨을 미리 빌려서 몸에 익숙하게 하기 위해 전날 셋팅과 라이딩도 마쳐놓고, 대회전에 웜업도 충분히 한 상태였다.
전날 철인방 다른분에게 대회장의 코스가 별로 좋지 않다는 정보를 입수한 터라 내 경기가 있는 바로 전에 싸이클부 출발전에 코스를 한바퀴 돌았다. 절반은 괜찮았는데 절반은 보도블록이었다. 정비가 잘 안된 관계로 움푹, 움푹 파여있는 조금은 위험한 길이었다. 파리-루베 코스 정도 되어 보였다. 여기에서 잘 못 하면 사고가 조금 날 것 같은 길이었고, 큰 어택이 없이 갈 길이었다.
웜업을 끝내고 돌아오자 더위로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 덕분에 돌아오자마자 시작한 남자부 경기를 보러 갈 수가 없었다. 한참을 차에서 쉬고 있었더니, 팀원들이 들어왔고, 양정택이 3등으로 들어왔다는 소식을 알려주었다. 축하해주고 싶었지만, 정택이가 안보여서 그냥 내 시합하러 갔다.
어제 확인해본 결과 성인이와 나 말고는 따로 크게 걱정 할 선수가 없었다. 성인이에게 질까봐 걱정이 되었지만, 지난주부터 했던 개인적인 준비로 1등 할 자신이 있었다.
양래처럼 받기만 하고, 보여준 것도, 해드린 것도 없었기에 하고 싶었고,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기간이 얼마 또 없을 수도 있었기에 욕심을 부리고 있었다.
곧이어...
대회가 시작되었고, 시작은 순조로웠다. 첫번째 바퀴는 자리 싸움이 열심이었다. 하지만 아직 첫바퀴... 서두를 것이 없었다. 두번째 바퀴가 되자 나는 브레이크 어웨이가 있을 줄 알고 선두쪽을 쫒아서 맨 앞으로 갔지만, 두번째 바퀴는 서로 견재하느라 천천히 진행되었다. 캐논데일팀을 견재하는 팀과 개인들이 있었지만, 크게 견제하고 어택할 만한 사람 없이 진행이 되었다.
마지막 세바퀴가 진행되었다. 역시 자리싸움이 치열했고, 나는 코스가 안좋은 길에 접어들기 전에 선두쪽에 자리잡고 있었고, 코너후 안 좋은 코스에 들어서면서 앞으로 나가버렸다. 적당한 속도에 뒤는 거리가 생기고 있었고, 앞에 어택한 MTB 한 사람이 있었다. T-Force 분이었는데, 팩으로 둘이 갈까 했는데 내가 붙자 이내 포기하고 흡수되었다. 그리고 바로 마침 적당한 속도로 달려 나오는 사람이 있었고, 그 뒤를 나와 캐논데일팀원이 붙어서 가고 있었다. 망설였다. 이미 호흡은 조절이 잘 되고 있었고, 여유가 있어서 어택으로 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MTB 에서 곧 붙을까봐 걱정이었다. 코스가 코스인 만큼 MTB 가 유리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내 어택뒤에 징검다리가 생긴다면 생길 나의 심적, 육체적 데미지가 걱정되었다. 게다가 마지막 바퀴 전에 체크해본 최대기어는 내 싸이클 보다 저단이어서 더 고단의 기어를 쓰고 싶어도 쓸 수 없음에 조금 불안했었다. 중간정도 가니.. 앞사람이 조금 힘이 드는지 지치기 시작한다. 나는 앞으로 나가려고 했는데 어느새 우측에 다른 대열이 가고 있었고, 좌측에 있던 캐논데일 선수쪽은 끼어들 수가 없어서 점점 뒤로 말리고 있었다. "안돼!!" 마음속으로 수 없이 외치고 있었고, 곧 마지막 코너였다.
코너를 늦게 돌고 최대로 밟아서 앞쪽에 붙었다. 아직 피니쉬 어택 전이라 조금은 여유있는 속도였다. 하지만 자리 잡기가 쉽지 않았다. 피니쉬에서 앞으로 나가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이 내 앞쪽에 있었고, 나는 자리를 찾아서 우측으로 이동했다. 앞쪽에 코스가 넓어지는 것이 보였고, 이때를 틈 타서 앞 라인에 서면 우측 맨 앞에 있을 수 있었기에 슬슬 속도를 높였다.
"어?..."
내가 제끼고 넘어가려는 그 미벨 선수 옆으로 나가는 동안 미벨 선수가 넘어지고 말았다.
너무 정확히 내쪽으로 넘어지는 바람에 앞바퀴 측면이 걸렸다. '넘어지겠구나...' 라고 생각하자마자. 나는 바닥에 누운채로 미끄러지고 있었다. 내 앞에는 이제 아무도 없는데 말이다. 너무 슬펐고, 화가 났다. 그 사람이 미웠지만, 그 사람은 나보다 더 많이 다쳐서 아직 몸을 못 추스리고 있었다. "오늘 알바비였는데..." 오늘. 알바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든 것은 물거품이 되었다. 어깨, 팔꿈치, 옆구리, 엉덩이, 무릎... 골절은 없는 것 같았지만, 다친 상처를 화장실에서 닦으면서 오늘 달리기를 못한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다음주에 처음하는 달리기 시합인데 일주일 훈련이라도 하려고 했는데, 훈련없이 나가야 하나보다. 성인이는 왼쪽 맨 앞에서 1등을 했다. 성인이가 많이 부러웠다.
그리고 밥도 대충. 인사도 대충하고 씻고 치료하기 위해 바로 집으로 왔다. '끝나고 반포에서 있을 시상식에 가려고 준비까지 하고 왔는데...' 1등 한 성인이와 3등 한 정택이에게 박수도 못 쳐주고 집에 오게 되어 많이 미안했다.
많이 안 다쳐서 아직 더 운동할 수 있으니까...
또 다음 기회가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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